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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의 눈(칼럼 2017-13)은 '이철환' 선생께서 보내주신 ['2017년 기록관리 담당자 연찬회'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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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록관리담당자 연찬회' 후기.pdf


아키비스트의 눈(칼럼 2017-13)


‘2017년 기록관리 담당자 연찬회’ 후기


- 금융정보분석원 이철환 (한국기록전문가협회 공동운영위원장)



  지난 12월 7일~8일 양일간 경주에서 국가기록원은 ‘2017년 기록관리 담당자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찬회는 <국가기록관리혁신TF>의 기록관리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또 신임 국가기록원장이 처음으로 개최하는 기록인 만남의 장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국가기록원 행사보다 많은 기록인들이 참여했고, 그 열정도 대단했다. 물론 연찬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사일정이나 행정처리 등에서 조금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참여범위가 공공부부문에 한정돼 민간부분의 목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다는 것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이번 연찬회가 국가기록원, 그리고 공공기록관리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날은 먼저 혁신TF가 마련한 혁신안을 발표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일정이 준비되어 있었다. TF분과별로 발표가 진행되었는데, 실무적인 수준까지 혁신의 방향을 마련하기 보다 이론적이고 제도적인 면에서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TF가 짧은 시간에 혁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그 아쉬움은 뒤이은 실무자들의 토론으로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었다. 토론자들은 혁신안이 실무에서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정확하게 지적했고, 그 대안도 이야기했다. 토론을 들으면서 애초에 혁신TF에 실무자가 참여할 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체 발표와 토론이 끝나고 나서는 각 분과 주제별로 분임별 토론을 진행했다.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었지만 큰 아쉬움도 남았다. 공공기록관리의 큰 주제를 갖고 토론을 하는 것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토론을 진행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사전에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의 생각을 살펴볼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 각자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의미있는 의견을 도출하는 것은 힘들다. 내가 참여한 분과에 국한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몇몇 의미있는 이야기가 오고 갔음에도 그 이야기를 한데 모으고 의미있는 결론으로 다다르지 못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분임토의를 통해 서로의 어려움과 현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록관리혁신이 몇몇 사람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아 진행해야 하는 지루하고 힘든 소통의 과정을 통해야 한다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다.

  발표와 토론이 끝나고 대부분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그렇듯 만찬이 이어졌다. 사실 대부분 이런 만찬의 경우 그저 술 마시고 떠드는 의미없는 자리가 돼버리기 쉽다. 아니면 '격의없는 소통'을 한다는 취지에서 짜여진 각본대로 소통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연찬회의 저녁은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록원에서 준비한 만찬은 기존의 방식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 숙소 등에서 이어진 자유로운 뒷풀이는 기존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국가기록원장이 직접 실무자들을 찾아 만나고, 대화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자고 약속한 것이다. 그동안 국가기록원장은 인사말을 하는 고위공무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동안 현장 실무자들이 실무의 문제점을 원장과 직접 이야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연찬회의 밤은 그 불가능이 현실로 바뀌는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어떤 문제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순간부터 국가기록원과 현장이 싸우는 관계가 아니라 협력하는 관계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이 보였다.

  앞서 지적한 대로 민간의 참여가 불가능했고, 토론 등의 준비가 충분치 못한 한계로 인해 기록관리혁신TF가 연찬회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의견을 수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연찬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한다. 이번 연찬회를 시작으로 더 많은 기록관리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가기록원은 그 자리에 원장과 실무자가 더 뜨겁게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고, 나를 포함한 실무자들은 그저 하소연이 아니라 그 하소연을 해결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아 전달할 의무를 갖고 있다. 연찬회에서 신임 이소연 원장이 몇차례 언급한대로 한국기록전문가협회도 현장의 의견을 잘 모으고 전달할 의무를 갖고 있다. 다음 연찬회에는 협회, 기록원, 현장실무자, 연구자가 한데 모여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한국기록전문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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