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 만들어가는 칼럼 '아키비스트의 눈'의 2016년 첫 기고 입니다.

이번 아키비스트의 눈은 '정상명'선생님께서 보내주신 [국가기록원의 기록관리법 시행규칙 제23조 개정(안)에 대한 소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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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한국기록전문가협회의 의견과 무관함을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국가기록원의 기록관리법 시행규칙 제23조 개정()에 대한 소고

 

경기도안양과천교육지원청 정상명

 

 올해 상반기에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기록관리법)과 같은 법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까지 일련의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법률,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까지 입법예고가 마무리 된 상태이다. 이 중 시행규칙은 부령으로써 입법예고 후 규제심사, 법제처심사까지 마무리 되면 공포가 되며, 법률과 시행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절차가 간소하다. 지난 719일 입법예고에 따른 의견조회가 마무리 된 상태이며 729일 현재 법제처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시행규칙은 국가기록원의 개정()으로 개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개정의 여부를 떠나 이번 시행규칙의 개정이 과연 얼마나 당위성과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되짚어 보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이번에 개정되는 시행규칙은 제23, 30, 31조 등과 각종 서식, 별표 등을 개정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항목들이 동시에 개정이 된다. 이 중 특히 시행규칙 제23조의 개정은 처음 접했을 때부터 유독 눈에 띄는 사항이었다. 먼저 시행규칙 제23조의 개정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시행규칙 제23조 개정이유 및 주요 내용

. 전자기록물 기록매체 및 장치의 기준 정비(안 제23)

- 전자기록물의 기록매체는 임의로 수정변조 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광디스크*로 한정되어 있으나,

- 광디스크를 구동할 수 있는 관련 장비(주크박스 등)의 미구축 및 낮은 업무 효율성 등으로 대부분의 기관에서 광디스크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기록매체의 기준을 현실성 있게 정비하고자 함.

* (광디스크) 레이저광에 의해 기록을 수록하고 검색하는 매체로 CD, DVD, LD, BD가 있음

 

- 전자기록물 기록매체의 기준을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매체로 변경하여,

- 물리적인 보호 이외의 방식으로 수록된 전자기록물을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경우에도 기록매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

* (종전)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매체

* (개선)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매체

 

 시행규칙 주무기관인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설명하고 있는 개정이유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시행규칙 제23조가 정말 전자기록물 기록매체를 광디스크로 한정하고 있는가. 둘째, 물리적 보호 이외의 방식으로 전자기록물을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가 있는 매체는 무엇인가.

 국가기록원이 개정하려는 시행규칙 제23조의 조항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23(전자기록물의 기록매체 및 장치의 기준) 기록물관리기관의 장은 영 제36조 및 제46조에 따른 전자기록물의 저장·이관·백업·복원·보존 등을 위한 기록매체 및 장치는 다음 각 호의 일반 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전자기록물을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수록 및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

2. 전자기록물을 현재의 저장환경으로부터 새로운 저장환경으로 손상 없이 옮길 수 있어야 한다.

3. 동일한 매체로 복제본 제작이 가능하여야 한다.

4. 수록된 전자기록물을 임의 수정·삭제·위조·변조 등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기록원의 개정이유 중 하나는 위 조항이 전자기록물 기록매체로써 광디스크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위 규정만으로는 전자기록물의 기록매체 및 장치에 대해 광디스크만을 유일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국가기록원은 위 규정에서 유독 광디스크 하나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을 하겠다고 한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놀라운 추론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개정이유는 시행규칙 제23조 제4호의 문구에서 물리적으로라는 단어를 삭제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전자기록물은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장비 또는 시설에 저장을 하겠다는 뜻인가? 이 또한 선뜻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전자기록물 뿐만이 아니라 모든 전자 데이터는 물리적 형태를 갖춘 각종 서버, 스토리지 등에 저장이 되기 마련이다. 물리적 보호 외의 보호를 논리적 보호로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논리적 보호 역시 이 같은 시설·장비들이 물리적으로 먼저 보호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물리적 보호가 되지 않는 전자기록물이 어떻게 논리적으로만 보호가 될 수 있겠는가.

 더 재미있는 점은 이번 개정에 제시되고 있는 개정이유인 광디스크는 다른 조항의 개정이유로 이미 등장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전에 어떠한 사유로 등장을 하게 된 것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개정이유 및 주요 내용

전자기록물을 수록할 수 있는 보존매체가 다양화됨에 따라 보존매체의 종류 중 광디스크를 전자매체로 변경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25조의 제목 "(광디스크 수록)""(전자매체 수록)"으로 하고, 같은 조 제1항 및 제2항 중 "광디스크"를 각각 "전자매체"로 하며, 같은 조 제3항 전단 중 "광디스크""전자매체", "별지 제4호서식의 광디스크 수록계획서""별지 제4호서식의 전자매체 수록계획서"로 하고, 같은 항 후단 중 "광디스크""전자매체"로 하며, 같은 조 제4항 중 "광디스크""전자매체", "별표 12의 광디스크마이크로필름 표지""별표 12의 전자매체마이크로필름 표지"로 한다.


 이번 개정이유와 너무 흡사하지 않는가? 그런데 다른 부분이 있다면, 광디스크는 시행규칙 제23조가 아니라 시행규칙 제25조와 관련하여 개정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무려 2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므로 광디스크는 이미 시행규칙 위에서 사라진 용어나 다름없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2016년의 개정이유에 다시금 등장했다. 마치 좀비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국가기록원이 줄곧 내세우고 있는 광디스크 한정이라는 근거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는 국가기록원이 2012년에 제정한 기록매체 요건 및 관리기준(NAK/S 13:2012(v2.0))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표준을 살펴보면 매체유형에는 종이기록매체, 사진·필름기록매체, 전자기록매체(아날로그기록매체, 디지털기록매체)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중 디지털기록매체에 비로소 광디스크를 비롯해, 자기테이프, 자기디스크, 반도체저장장치 등으로 종류를 나누고 있다. 다만 37~39페이지에서 디지털기록매체 중 기록관리 측면에서 이중보존용으로 광디스크만을 지정하고 있고, 자기테이프(비디오·오디오·LTO테이프), 자기디스크(하드디스크, 외장포함), 반도체 저장매체(SSD, USB, CF, SD, MMC )는 임시저장용으로 분류하고 있다.

 즉, 국가기록원이 제시한 시행규칙 제23조의 첫 번째 개정이유는 어디까지나 표준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내용으로, 이것이 문제가 된다면 이미 개정이 된 시행규칙 제25조의 규정에 따라 2012년 제정 후 개정이 되지 않고 있는 국가기록원의 표준만 개정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국가기록원은 진즉에 개정이 되었어야 할 2012년 표준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시행규칙 제23조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실들을 정리해 보면 첫째, 시행규칙 상 광디스크는 시행규칙 제23조가 아닌 시행규칙 제25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용어라는 것이다. 둘째, 광디스크는 이미 2년 전 당시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미비점으로 지적되어, 시행규칙 제25조는 광디스크보다 포괄적인 용어인 전자매체로 전문이 개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시행규칙 제23조와 관련하여 개정이유로 밝히고 있는 전자기록물의 기록매체는 임의로 수정변조 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광디스크*로 한정되어 있으나,’라는 문구는 과거 시행규칙 제25조의 개정이유로 보나, 국가기록원의 표준 규정으로 보나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두 번째 개정이유를 살펴보자. 두 번째 개정이유는 사실 더욱 황당한데, 전자기록물 기록매체에 대한 물리적 보호에서 물리적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물리적 보호 이외의 방식으로 보호가 가능한 매체를 사용하겠다는 밝히고 있는데, 대체 이 매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시행규칙 제23조의 성격을 살펴보자. 시행규칙 제23조의 상위 조항은 시행령 제36조이며, 이 시행령은 기록관에서의 전자기록물을 저장하는 설비·장비 등의 종류와 규격을 위임하고 있는 규정이다. 이에 따라 시행규칙 제23조는 단순히 광디스크 정도에만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다. 전자기록물의 저장과 관련이 있는 시설과 장비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인 것이다. 광디스크는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데도 국가기록원은 극히 지엽적인 광디스크만을 앞세워서 이 규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행규칙 제23조는 전자기록물의 기록매체 및 장치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따라서 광디스크를 포함한 모든 기록매체 또는 장치에 적용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의 개정()대로 개정되어 물리적 보호라는 문구가 삭제된다고 하면, 예를 들어 각급 기관 기록관에서 운영하는 기록관리시스템(RMS)을 기동하기 위해 설치된 스토리지 등의 장치에 대해서도 정말 물리적 보호가 필요 없게 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그렇다면 국가기록원이 밝힌 개정이유대로 전자기록물에 대해 물리적 보호 이외의 방식으로 보호가 되는 매체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장소나 위치를 비롯한 매체 자체의 기관 내의 물리적인 안정성에서조차도 자유롭고, 그저 전자기록물이 어디에 무엇으로 존재하든 물리적 보호 이외의 방식으로 보호가 되는 그런 상황. 또 그렇게만 되도 괜찮은 매체나 장치. 짐작컨대 이러한 장치는 상식적으로도,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결코 흔하지 않다. 찾아보기조차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이 규정의 지향점이 어디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아울러 광디스크 하나만을 내세워 물리적 보호를 삭제하게 될 경우 국가기록원 표준에서 규정된 광디스크 외 각종 저장매체들의 물리적 보호는 무엇으로 담보할 것이며, 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저장매체인 SSD, UBS, SD 등의 물리적 보호는 또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러한 다양한 매체들 또한, 단지 표준 상 이중보존 매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물리적 보호는 필요가 없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전자기록물의 장비와 시설에 대한 물리적 보호와 관련하여, 최근에 이슈가 되는 클라우드 환경과 밀접한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정을 담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장관 고시,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활성화를 위한 민간데이터센터 필수시설 및 규모 고시를 마지막으로 살펴보자.


2(필수시설) ① 「국가정보화기본법 시행령(이하 대통령령이라고 한다.)19조의31항제1호의 전산실·전력시설 등 데이터센터의 정보 처리가공, 전력공급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시설은 다음 각 호의 시설을 말한다.

1. 전산실

             가. 서버, 스토리지 등의 정보통신장비와 함께 소방설비, CCTV 등을 구비하여 물리적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 외부와 공간이 분리되어 접근 통제가 가능하여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필수시설 규정에는 스토리지도 있는데, 내용은 정 반대다. 위 고시에는 서버, 스토리지는 물론 소방설비와 CCTV를 구비하여 물리적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소위 클라우드컴퓨팅법이나 정보통신망법등에서도 각종 전산 시설·장비와 관련하여 물리적 보호를 열거한 것은 셀 수 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도 물리적 안정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스토리지와, 국가기록원의 물리적 보호 외의 방식으로 보호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받게 될 기록관리시스템의 스토리지는 대체 물리적으로 얼마나 다른 것일까.

다른 수많은 법령들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유독 물리적 보호를 삭제하려고 하는 기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이 잘못된 것일까.

 이처럼 국가기록원이 추진 중인 시행규칙 제23조의 개정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상한 점이 너무나 많다. 개정이유는 전혀 개정이유가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물리적 보호를 삭제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 진짜 의도가 궁금해진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맞춰지게 될 퍼즐이기도 하다.

이번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과 관련하여 법률 개정에 대한 의견은 1, 시행령 개정에 대한 의견은 3,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은 1건으로 총 5건의 기관 의견이 제출되어 국가기록원이 검토 결과를 회신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원문정보공개 목록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 정도다.

 지난 해 정부 입법을 통해 법률 개정을 추진할 당시에 중앙·지자체·기타 공공기관 등 총 1500여개 기관에 의견조회 공문을 시행한 결과 고작 8개의 기관에 회신을 받았다. 그나마 양대 학회인 한국기록학회와 한국기록관리학회 의견까지 포함해도 10에 그쳤다. 그 이후 진행되었던 지방기록물관리기관과 관련하여 국가기록원이 주관한 회의에서 당시 국가기록원장의 인사말에는 법률 개정안 찬성이 99%, 그리고 반대가 1% 정도 되는데, 1%도 법률 개정에 협조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그런데 사실 위 통계만 보면 1%도 과분하다.

공공기관의 모든 기록물관리 업무 담당자들은 기본적으로 기록관리법과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에 기속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위 통계와 같이 막상 기록물관리 업무 담당자들의 관심은 터무니없이 저조하다.

현재 개정이 추진 중인 시행규칙의 경우 의견 제출은 이미 지난 719일에 마감되었다. 아마도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제처의 법령안 심사를 거쳐 공포가 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한국기록전문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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